일상

[코로나 백신] 1차 얀센, 3차 모더나 접종 후기

꾸럭 2021. 12. 18. 15:37

팬데믹이 끝나지 않는다. 코로나19가 발생한지 2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대체 언제쯤 끝날까. 2차 접종까지 국민의 70%가 맞으면 집단면역이 가능해져서 마스크를 벗고 다녀도 된다는 예측은 이제 허상이 되어버렸다. 지난 6월, 내가 맞았던 얀센 백신도 한 번만 맞으면 된다는 장담도 이제 허상이 되었다.

이제 누굴 탓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국내에 코로나를 널리 퍼뜨렸던 특정 종교와 그 신자들도 그때는 그렇게 욕을 많이 먹었는데 돌이켜보면 어차피 이렇게 될 거 좀 억울한 측면도 있지 않나 싶다.

결과적으로 정부도 WHO도 제약회사들도 다 거짓말쟁이가 됐다. 그렇다고 누굴 탓하랴.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고 가장 현명하다고 하는 방법을 따르는 수밖에...

그치만 화이자에서 2024년까지 코로나가 지속될 거고, 백신도 계속 맞아야 한다 뭐 그런 전망들은 이해하면서도 코로나로 돈 많이 버는 제약회사에 그러니 밉기도 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언제까지? 화이자 "2024년까지.."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 경영진이 코로바19가 2024년에는 독감과 유사한 풍토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 경영진은 코로나19가 2024년에는 독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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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가 길었다.

어쨌든 나는 지난 6월 12일에 얀센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 오전 11시쯤에 주사를 맞고 집에 돌아와서 곧바로 타이레놀 2알을 먹었다. 오후 8시쯤 되니까 슬슬 오한이 오더니 열이 38도 전후로 나기 시작했다. 다시 타이레놀 2알을 먹었다. 30분 정도가 지나니 열이 정상수치로 내려오고 몸상태도 괜찮아졌다. 잠을 잤다. 새벽 4시쯤 깼다. 지난 저녁 8시에 느껴보지 못한, 그리고 과거 언젠가 엄청 앓았을 때의 느낌이 났다. 열도 38도가 넘고 오한, 인후통 등 꽤 세게 다가왔다. 다시 타이레놀 2알을 먹었다. 30분 정도가 지나니 아주 편안하지는 않지만 잠을 잘 정도까지는 괜찮아졌다. 다음날 9시쯤부터 일어나서 활동했는데 괜찮았다. 12시에서 1시 넘어갈 때 다시 열이 나기 시작했다. 역시 타이레놀 2알을 먹고 괜찮아졌다. 그날 저녁 8시에 다시 열이 나기 시작했으나 전날만큼 아프진 않았다. 또 타이레놀 2알을 먹었다. 이후에는 백신 부작용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약 이틀 동안 발열, 오한, 인후통 등으로 꽤 앓았다. 아마 30년 넘게 살면서 겪은 감기몸살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지 않을까. 그때는 지금보다 백신이 귀했고 내 또래들은 잔여백신이 아니면 백신을 맞기 힘들던 시기였다. 그런데 미국 형님께서 대한민국 예비군과 민방위만을 위한 백신을 하사하니 왠지 2년 동안의 군복무를 인정 받는 느낌도 나고 특별 대우 받는 느낌도 나고 게다가 한방에 접종완료자가 된다니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많이 아팠어도 기분은 좋았다. 이제 백신을 맞았으니 코로나 따위 다 이겨버릴 것만 같았다.

11월 초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존 얀센 백신 접종자들은 부스터샷을 맞아야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얀센은 또 다른 백신들보다 효과가 덜하니 거의 필수적으로 맞아야 한다는... 억울했다. 나는 대한민국 예비군 출신 민방위로서 특별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아 또 속았나. 역시 군인들이 항상 실험 대상이고 잔반처리반이었나. 괜한 반발심이 생겨서 부스터샷을 맞지 않고 계속 버텼다.

이번주 월요일(12월 13일)부터 방역패스를 도입했다. 이제 정부가 정한 주요 시설에서는 방역패스가 없으면 출입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방역패스의 기준은 백신 접중 후 6개월까지. 어 생각해보니 6개월이 넘어버렸다. 더이상 버티기는 어려워서 어제 12월 17일에 부스터샷을 맞았다.

부스터샷의 제약사는 모더나, 아가가 다니는 소아과로 예약해서 맞았다. 11시 예약이었는데 기다리가 싫어서 10시 좀 넘어서 가서 10시 18분쯤 접종을 완료했다. 팔에 힘을 쫙 빼고 맞았고 맞는줄도 모르고 끝났다. 얀센 맞을 땐 주사 맞고 약 들어가는 동안 꽤 아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모더나는 주삿바늘이 들어가는 줄도 몰랐다. 15분 정도 병원에서 대기했는데 접종부위만 살짝 뻐근한 느낌만 나고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특이한 건 접종 증명서를 받았는데 이번에 맞은게 2차를 건너뛰고 3차라는 것!! 나는 코로나 백신을 두 번 맞았는데 3차 접종이다. 혼란스럽다.


이후 가족끼리 동네 카페에 가서 놀고, 집에 돌아와서는 타이레놀 2알을 먹고 뒹굴거리면서 아가랑 놀고 집안일도 하고 그랬다. 저녁 먹고 자기 전까지도 별다른 증상이 없었고 이마 열도 정상이었다. 아 팔은 점점 아파왔다. 가벼운 물건도 못 들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아팠다. 자기 전에 다시 타이레놀 2알을 먹었다. 1차 접종 때의 아픈 기억 때문에 긴장했지만 밤새 별일을 없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백신 접종 다음날 오후에도 그냥 건강하다. 정상이다. 다만 내가 잘 때 왼쪽으로 누워 자는 습관이 있는데, 나도 모르게 그 자세를 할 때마다 접종 부위가 아팠는지 계속 깼다. 접종 부위는 항간에 모더나 암이라고 할 정도로 부풀어 오르거나 아프지는 않지만, 그냥 좀 불편한 정도이다.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고,

세상아 부탁컨대 코로나 예방접종 10차 막 이렇게는 가지 않게 하자. 응?

— 추가
3차 백신 접종 후 약 54시간 후 나는 매우매우 멀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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