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잘 살고 있지만 원래 학부 전공은 고고학, 중퇴하긴 했지만 석사과정 전공은 문화재정책학이었다. 어찌어찌 흘러 흘러 이쪽 길로 들어서긴 했지만 나는 여전히 문화재를 좋아하고 인터넷 기사에 관련 내용이 뜨면 자연스레 클릭하는 편이다. 아직도 꿈은 문화재와 연관된 무언가의 IT서비스를 직접 기획하고 개발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문화유산, 역사문화, 전통문화 같은게 너무 좋고 위대하게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런 건 썩 좋아하지 않는다. 한때 그런 생각도 하긴 했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국가적 혹은 감성적인 관점보다는 학술적으로 바뀌었고, 문화유산 답사나 박물관 같은 곳에 가도 조상들의 위대함을 느낀다기보단 그냥 그 유산 자체를 보고 그것들을 남긴 자들에 대해 상상을 하거나, 경관이 있는 유산일 경우 그냥 그 경관과 문화유산 그 자체를 즐기는 편이다.
이제 종종 내가 가지고 있는 한국사, 문화유산 등에 대한 생각을 풀어볼 생각이다.
지난 4월 16일에 퇴사를 하고 5월 17일에 새로운 회사에 입사를 했는데, 이제는 직장인으로서 한 가정의 남편, 아빠로서의 길로 들어선 나로썬 그 한 달의 시간이 매우 귀중한 시간이었다. 언제고 또 이직을 하고 쉴 수도 있겠지만 설령 이직을 하더라도 이번처럼 한 달을 쉴 수 있을까. 그래서 한동안 미뤄두었던 문화유산 탐방 여행을 결심하고 혼자 길을 나섰다.
결과적으로 집에서 출발하여 익산 - 진도 - 나주를 거쳐 광주에서 숙박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대학을 다닐 때 그렇게 수도 없이 국내 유산들을 돌아다녔지만 정작 학교에서 가까웠고 이제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익산에는 가본 적이 없었다. 또 전라남도에 웬만한 유명한 곳은 다 가봤지만 진도는 가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코스를 정했고, 나주는 대학 때 나주에 가서 맛봤던 나주국밥이 너무 인상 깊게 남아서 현지에서 나주국밥을 다시 먹어보려고 선정을 했다.
10년 전과 나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10년 전엔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진짜 거지처럼 다녔다. 이제는 그렇게 다니는 게 힘들기도 하고 가정도 있어서 집을 오래 비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차를 끌고 다녔는데 아직 젊은 나이긴 하지만 세월을 느끼긴 했다. 학교 다닐 때는 한푼 두 푼이 아까워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대중교통 중에서도 조금이라도 더 싼 교통편을 찾았고, 밥도 어떻게든 싸게 먹으려고 했었다. 이젠 그냥 주유소 가서 아무 걱정 없이 가득 주유하고 밥도 어쩌다 여행인데 이왕이면 더 좋고 비싼 걸 먹게 되었다. 시간과 돈 중에 무얼 아끼냐고 하면 시간을 아낀다.
아무튼 진짜 오랜만에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익산 미륵사지를 갔던 것부터 짦게나마 풀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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