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차를 몰아 진도에 도착했다.
직접 차를 몰고 와보니 정말 진도는 단단히 맘을 먹고 와야 하는 곳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수도권에서 차를 타고 오면 최소한으로 쉬면서 와도 5시간은 기본이고, 가장 편하게 오는 방법은 무안공항으로 들어오는 건데, 무안에서도 렌트를 해서 국도를 타고 들어와야 한다.
바다를 건너 가장 먼저 반겨주는 곳이 진도휴게소이다. 보통 고속도로 휴게소가 아니면 시설이 노후된 곳이 많은데 진도휴게소는 시설도 괜찮고 향토 기념품도 팔아서 인상적이었다.
진도휴게소에서 또 약 20~30km를 더 가서 진도 남도진성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사실 진도 하면 가장 유명한 건 진돗개이고, 이순신과 관련된 울돌목이 유명하다. 진도 남도진성은 정말 유적지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오질 않는다.
성은 크지 않고 별도로 관리하는 사무실이나 인력도 없었다. 그냥 시골길 중간에 덩그라니 있는 성이다.
이곳의 역사적 고고학적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진도에 오면 한번쯤 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성은 산성이고 평지성(보통은 읍성)은 잘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일반적으로 가장 접하기 쉬운 잘 남아있는 성은 한양도성이나 수원화성인데 지방 끝자락 해안 방어성에 이와 같이 옹이 잘 남아있는 것이 신기했다.
나와 같이 있었던 서양인 가족도 있었는데 매우 인상깊게 관람을 한 것 같다.
남도진성에서 차로 5분 정도 가면 그 유명한 팽목항이 있다.
팽목항이 지금 항구로써 기능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세월호 관련한 흔적은 세월이 지나도 남아있었다.
세월호 사건이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국회가 두번 바뀌고 이제 대통령도 한번 더 바뀌려는 시점에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누가 잘못했고 특별법이 어떻고 누굴 처벌하고 얼마나 배상을 해주고는 잘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건, 이 사건 당시에는 어렴풋이 만 알았지만 이제 자식을 키우다 보니 자식들을 잃고 수도권 안산에서 여기까지 와서 돌아오지 않는 자식들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은 100% 이상 공감한다.
이제는 분향객보다 단원고 아이들이 더 많은 분향소에서 묵념을 하고 나왔다.
팽목항을 나서 다시 진도의 동쪽 끝자락에 있는 진도타워에 왔다.
시간도 너무 늦었고 좀 귀찮기도 해서 타워에는 올라가지 않았다. 타워에 올라가나 주차장에서 보나 별 다를게 있으랴. 진도타워 주차장에서 바라본 진도대교와 그 주변을 보니 그동안 업무로 시달리던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는 것 같았다.
진도대교 건너 저 멀리에는 전라우수영 관광지가 있었고 거북선도 있는 것 같았다.
확실히 물살이 빠른 것이 눈에 보였다.
진도 여행은 여기서 마무리.
어쩌다보니 진도에서 쓴 돈은 진도휴게소에서 홍주 2개 사느라 쓴 8,000원밖에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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